[곽숙철의 혁신이야기] 최고의 직원을 최악의 직원으로 만드는 '필패(必敗) 신드롬'

Posted by MD워시퍼
2015. 10. 29. 18:39 Feeling/곽숙철의 혁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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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유능했던 직원이 상사에게 무능력하다는 의심을 받게 되면 업무 능력이 저하되고 의욕을 상실하며 점차 무능한 직원으로 변한다는 심리적 증후군을 '필패(必敗) 신드롬(set-up-to-fail syndrome)'이라고 합니다.
이는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장 프랑수아 만조니(Jean-Francois Manzoni)와 장 루이 바르수(Jean-Louis Barsoux)가 자신들의 공저《확신의 덫(The Set-up-To-Fail Syndrome: How Good Managers Cause Great People to Fail)》에서 제시한 개념입니다.
필패 신드롬의 주된 원인은 인간이 자신의 주관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인식하려 하는 '확증 편향(confirmatory bias)' 때문이다. 쉽게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인지적 편견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 필패 신드롬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과정을 간략히 단계별로 소개합니다.
  1. 필패 신드롬이 시작되기 전,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에는 긍정적인 관계 또는 적어도 중립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2. 어떤 순간 상사가 부하 직원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는데, 이런 발단은 대개 사소하다. 마감시간을 지키지 못한다거나 거래선을 놓친다거나 하는 경우다. 게다가 어떤 발단은 매우 주관적이다. 상사가 그저 부하 직원의 목소리, 말투를 싫어해서도 촉발될 수 있다.
  3. 상사가 부하 직원의 업무를 통제하기 시작한다.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하라며 시시콜콜 잔소리를 시작한다.
  4. 부하 직원은 상사의 개입에 의기소침해진다. 업무 의욕이 감퇴하여 효율이 떨어지거나 실수를 하게 된다.
  5. 상사가 부하 직원의 업무에 더욱 더 개입하고 통제한다. 앞 단계에서 부하 직원의 비효율과 실수를 인지한 상사는 더욱 더 부하 직원의 능력을 의심한다. 그리고 이를 돕기 위해 더 열심히 부하 직원의 업무에 간섭한다.
  6. 부하 직원은 점점 더 업무 의욕이 사라진다. 자신의 업무에 간섭하고 참견하는 상사에게 더욱 더 화가 난다. 심지어는 반항까지 한다. 그러다 보니 전보다 더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만다.
  7. 상사는 부하 직원에게 좌절한다. 그리고 부하 직원의 업무 능력을 의심했던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8. 결국 부하 직원과 상사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부하 직원은 상사로부터 무능력자로 완전히 낙인 찍히게 된다.
* 이 글은 '명태'에서 펴낸 김인수의 《뺄셈의 리더십》 내용 일부를 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