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숙철의 혁신이야기] 집단지성의 효율성을 높이는 3가지 핵심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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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해 얻게 되는 집단적 능력을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고 한다. 소수의 우수한 개체나 전문가의 능력보다 집단의 통합된 지성이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많은 사람이 참여하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될까? 그렇지 않다.
일찍이 제임스 서로위키(James Surowiecki)는 자신의 저서《대중의 지혜(The Wisdom of Crowds)》에서 집단지성을 발휘하기 위한 조건으로
① 다양성(성별, 나이, 직업, 취미, 가치관 등)
② 독립성(타인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자신만의 생각)
③분산화(문제해결 방식이 한 곳에 집중되어서는 안됨)
④통합(분산된 지식이나 경험이 공유될 수 있는 시스템)
의 4가지를 제시했다.
그런데 제임스 서로위키가 제시한 4가지 조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극히 원론적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그렇다면 보다 구체적인 조건은 없을까? 아래에 이 분야의 가장 최근 결과물(2010년 발표)이라고 할 수 있는 MIT 집단지성센터(Center for Collective Intelligence)와 연계된 집단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카네기 멜론대의 아니타 울리(Anita Woolley) 교수를 비롯한 크리스토퍼 카브리스(Christopher Chabris), 나다 하슈미(Nada Hashmi), 톰 말론(Tom Malone) 등 교수 일행은 699명의 사람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2~5명의 다양한 집단으로 나눈 다음 광범위한 형태의 브레인스토밍, 판단 및 기획 과제 등 집단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이 일반적으로 집단의 성과를 높여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결속력이나 동기 부여, 그리고 만족감과 같은 요소들이 통계적 차원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신 다음과 같은 3가지 요소가 집단지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밝혀졌다.
- 균등한 대화 기회
구성원 모두에게 대화 기회가 고르게 주어질수록 해당 집단의 지능이 높았다. 누군가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한 개인이 판을 주도하는 곳의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 사회적 감수성, 공감 능력과 같은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
예컨대 어떤 사람의 사진, 특히 눈의 표정을 보여준 후 그 사람의 감정 상태를 알아맞히게 하는 문제에의 정답을 맞힌 사람이 많은 집단, 즉 사회적 감수성 또는 공감 능력 같은 사회적 지능이 높은 사람이 많이 포함된 집단일수록 높은 성과를 냈다. - 여성 비중
놀랍게도 집단지성은 해당 집단에 포함된 여성 수와 아주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여성이 많이 포함된 조직일수록 성과가 우수했으며, 집단 내 여성 수와 집단지능은 정비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여성의 사회적 지능이 남성에 비해 높다는 상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